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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유물 읽기 · 약 5분 읽기

향로의 산을 오르면, 악사와 연기 길이 보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산봉우리 사이를 따라가며 악사의 자세와 연기가 빠져나가는 구멍을 읽습니다. 작은 조각이 음악을 알려주는 방식도 살핍니다.

글 컬처스탭 · 자료 확인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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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순서 5개의 단락
01

풍경이면서 작동하는 그릇

백제금동대향로를 처음 보면 꼭대기의 새와 층층이 겹친 산에 눈길이 갑니다. 국립부여박물관이 소개하는 이 유물은 부여 능산리사지에서 출토된 금동 향로입니다. 높이는 61.8센티미터입니다. 손바닥에 놓을 만한 작은 장식이라고 생각했다면, 치수를 읽고 다시 전체 사진을 보세요. 치수는 사진 속 형상의 크기를 가늠할 기준입니다.

향로는 향을 피우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산 모양 뚜껑의 윤곽을 보는 일은 아름다운 조각을 감상하는 동시에, 향이 타는 공간의 덮개를 살피는 일이 됩니다. 향로라는 이름을 잠시 잊고 풍경으로 본 뒤, 다시 그릇으로 돌아와 뚜껑과 몸체의 경계를 찾아보세요. 한 물건을 두 방식으로 읽으면 장식과 기능이 만나는 지점이 드러납니다.

참고 자료 [1]

02

산 사이에 난 작은 출구

박물관 해설에 따르면 산악 사이의 구멍은 향연, 곧 향의 연기가 피어오르게 하는 통로입니다. 구멍은 장식이 빠진 결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향로가 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부분입니다. 산의 능선만 따라가던 시선을 능선 사이의 어두운 틈으로 옮겨보세요. 구멍이 어느 높이에 놓였는지, 주변의 인물이나 동물과 얼마나 가까운지 표시하면 풍경 아래에 숨어 있던 구조가 보입니다.

사진은 멈춘 모습을 보여주지만 향로의 쓰임에는 움직임이 포함됩니다. 연기가 산 사이로 나온다면 단단한 금속으로 만든 풍경에 계속 모양을 바꾸는 요소가 더해지는 셈입니다. 이는 실제 의식 장면을 복원했다는 뜻이 아니라, 확인된 통로의 기능을 바탕으로 작품을 상상해보는 감상입니다. 연기의 길을 떠올리면 산 모양 뚜껑의 인상도 달라집니다.

참고 자료 [1]

03

다섯 악사를 자세로 찾기

산 위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인물 다섯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완함·종적·배소·거문고·북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다섯 이름을 한꺼번에 외우기보다 먼저 손과 악기의 관계를 찾아보세요. 입 가까이 가져간 것, 몸 앞에 안은 것, 무릎에 올린 것으로 나누면 작은 조각도 행동을 가진 인물로 읽힙니다.

이때 유물 사진에 보이는 선 하나를 실제 악기의 모든 부품과 일대일로 대응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조각은 연주 모습을 작은 크기로 옮긴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팔이 향하는 방향과 몸의 기울기는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악사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여도 연주 동작은 다른 부분에 남아 있습니다. 어떤 악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지, 그 이유가 자세인지 악기 윤곽인지 자신의 관찰을 적어보세요.

참고 자료 [1] [2]

04

거문고라는 이름 뒤에 있는 연구

무릎 위에 긴 악기를 올린 인물은 연구자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국립국악원이 발행한 『국악원논문집』의 송혜진 연구는 이 악기가 금·쟁·거문고 등으로 다르게 해석되어 왔음을 짚습니다. 연구자는 몸통 형태, 줄을 고정한 방식, 연주 자세를 비교하며 금쟁류 현악기의 성격을 검토했습니다. 줄의 수나 줄을 받치는 장치처럼 표현이 작거나 생략되었을 수 있는 부분은 확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이 연구를 알고 나면 명칭을 읽는 태도가 조금 바뀝니다. 해설의 이름은 관찰의 출발점이고, 왜 그렇게 불렀는지는 별도의 탐구가 됩니다. 오늘날 익숙한 악기의 모습을 먼저 떠올린 뒤 조각을 맞추기보다, 조각에서 확인되는 형태를 적고 현대 악기와 비교해보세요. 이름 하나를 고르는 일보다 무엇을 근거로 비교하는지가 이 유물의 음악 이야기를 깊게 만듭니다.

참고 자료 [2]

05

소리가 없는 음악을 감상하는 법

박물관은 산 모양 향로를 중국의 박산향로 전통과 연결하고, 산의 세계를 신선의 이상향으로 설명합니다. 산수와 동식물 사이에 악사가 놓인 배치는 음악을 별도의 공연 장면으로 떼어놓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악사를 풍경 속의 한 구성원으로 읽어보기를 제안합니다. 인물만 확대해서 본 뒤 전체 사진으로 돌아가면, 작은 연주자가 주변 산봉우리와 이루는 크기 차이도 새롭게 보입니다.

악사를 하나 골라 손과 악기의 위치를 살핀 뒤, 가까운 산봉우리와 향 구멍으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인물이 차지한 자리와 연기가 빠져나갈 자리가 작은 뚜껑 안에 함께 있습니다. 몸짓은 연주 장면을 남겼지만, 어떤 곡을 어떤 음색으로 연주했는지는 이 형상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참고 자료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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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원문과 연구자료

  1. 국립부여박물관 — 백제금동대향로 대표 소장품 해설 ↗https://buyeo.museum.go.kr/rprsPsn/view.do?key=2302150017&rprsPsnCmdtyMngSn=2001010001
  2. 송혜진·국립국악원 『국악원논문집』 23(2011) — 백제금동대향로 주악상의 금쟁류 현악기 고찰, 공개 초록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1629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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