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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나성, 성벽 아래에 숨은 설계
산과 평지를 건너는 나성은 구간마다 다른 방식으로 쌓였습니다. 강이 만든 경계와 젖은 땅을 보강한 나뭇가지를 통해 사비도성의 토목을 읽습니다.
글 컬처스탭 · 자료 확인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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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순서 6개의 단락
도시를 둘러싼 선은 하나가 아니다
나성은 사비도성의 바깥을 두른 성곽입니다. 백제세계유산센터는 부소산성에서 시작해 도시의 북쪽과 동쪽을 보호하는 성벽과, 서쪽과 남쪽에서 자연적인 방어 조건이 된 금강을 함께 설명합니다. 오늘의 지도에서 도시를 감싼 선을 모두 같은 종류의 성벽으로 그리면 이 차이가 사라집니다. 강이 흐르는 쪽과 산 사이 평지가 열린 쪽은 인공 시설이 필요한 조건부터 달랐습니다. 나성의 형태를 감상하기 전에 물길과 구릉을 먼저 찾는 이유입니다. 성벽은 땅 위에 자유롭게 그린 윤곽선보다 지형에 대한 응답에 가깝습니다. 어느 곳을 자연에 맡기고 어느 곳을 사람의 힘으로 연결했는지가 도시의 모습을 만듭니다.
참고 자료 [1]
같은 성에서도 쌓는 방법이 달랐다
나성이 지나는 곳에는 높은 구릉도 낮고 젖은 평지도 있습니다. 센터의 해설에 따르면 구릉에서는 안쪽에 흙을 다져 쌓고, 바깥 경사면을 가파르게 만든 뒤 돌을 쌓아 방어력을 높였습니다. 반면 저습지에서는 성벽의 높이를 올리기에 앞서 아래 땅을 안정시키는 공정이 필요했습니다. 같은 도시를 두른 성이라도 단면이 모두 같을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흙성인가 돌성인가라는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흙과 돌이 어느 부분에서 어떤 역할로 결합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겉에 드러난 돌 몇 줄만 보고 성벽 전체의 구조를 판단하지 않고, 그 안과 아래에 있는 재료까지 생각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참고 자료 [1]
땅을 받친 나뭇가지의 층
국가유산 지식이음의 부엽공법 해설은 토루나 제방 아래에 식물 재료를 깔아 지반을 보강하는 축조 방법을 설명합니다. 나뭇가지와 풀잎을 다진 흙과 함께 사용한 흔적은 부여 나성에서도 조사됐습니다. 성벽에서 식물 조각이 나왔다는 말만 들으면 우연히 섞인 낙엽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일정한 위치에 놓이고 층을 이루는 배열은 그것이 공정의 일부였는지 묻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는 재료의 존재뿐 아니라 놓인 방식입니다. 작고 부드러운 재료도 거대한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에 참여했습니다. 돌의 크기나 성벽의 높이만으로 고대 토목을 평가하면, 건축을 가능하게 한 바닥의 설계를 놓치게 됩니다.
참고 자료 [2]
나성이라는 이름 안의 여러 구간
한국고고학사전의 부여나성 항목은 북나성과 동나성의 구간, 성문과 수문, 성벽의 축조 방식을 함께 정리합니다. 서로 다른 시설은 같은 선 위에서도 다른 문제를 맡습니다. 문은 사람과 물자가 경계를 통과하는 곳이고, 수문은 물이 통과하는 곳입니다. 경계를 만든다는 행위가 모든 흐름을 막는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배치도에서 성문과 물길을 따로 표시하면 성벽은 연속된 장벽이면서 조절된 통로가 됩니다. 높은 산의 봉우리만 이어 보는 시선에서 내려와 평지와 하천을 가로지르는 부분을 보면, 도시를 두르는 과정에서 더 복잡한 설계가 필요했던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3]
옛 문헌과 발굴 단면을 대조하기
고고학사전은 나성을 설명한 옛 지리지와 근대의 관찰 기록, 실제 발굴 결과를 함께 소개합니다. 어떤 문헌은 돌로 쌓은 성으로, 다른 문헌은 흙성으로 기록한 차이도 다룹니다. 눈에 보이는 상태는 오랜 붕괴와 퇴적을 거치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이 서로 다를 때 하나를 곧바로 버리기보다 작성 시점과 관찰 대상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 전해진 성의 범위와 땅속에서 확인한 성벽의 단면은 같은 방식의 자료가 아닙니다. 두 가지를 대조하면 과거의 인식과 실제 구조를 함께 연구할 수 있습니다. 나성은 옛 도시의 유적이면서 그 유적을 시대마다 어떻게 알아보았는지 보여주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참고 자료 [3]
멀리 보는 성벽, 가까이 읽는 바닥
부엽공법의 사례를 비교한 공식 사전에는 성벽뿐 아니라 제방도 등장합니다. 두 구조물은 목적이 같지는 않지만 흙을 높이 쌓고 기반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문제를 공유합니다. 이 공통점을 생각하면 방어 기술과 물을 다루는 기술을 완전히 별개로 보기 어려워집니다. 나성의 전경에서는 도시의 경계를 보고, 발굴 단면에서는 그 경계를 지탱한 작은 재료를 읽어 보세요. 두 시선은 서로 다른 크기에서 같은 공사를 설명합니다. 거대한 성의 이야기가 왕과 전쟁의 이름만으로 끝나지 않는 까닭입니다. 나뭇가지를 놓고 흙을 다지고 돌을 더한 순서 속에서 사비도성을 실제 땅 위에 성립시킨 기술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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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원문과 연구자료
- 백제세계유산센터 — 나성의 지형과 축성 방식 ↗https://new.baekje-heritage.or.kr/html/kr/bjheritage/bjheritage_010304.html
-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한국고고학사전 — 부엽공법 ↗https://portal.nrich.go.kr/kor/archeologyUsrView.do?idx=7242&menuIdx=567&sk=&st_char=
-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한국고고학사전 — 부여나성 ↗https://portal.nrich.go.kr/kor/archeologyUsrView.do?idx=7241&menuIdx=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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